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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구두를 짓던 장인의 손끝으로 한 땀 한 땀 그려 낸 50대 중년의 처절하고, 섬뜩하고, 슬픈 자화상.
여기 구두 디자이너로, 조그마한 수제화 공장 사장으로 성실히 살아온 남자가 있다.
그러나 사업의 실패는 그를 한순간에 ‘죄인’으로 만들었다. 그날 이후 일상은 악몽이 되었고, 다시 일어서려 몸부림칠수록 검은 그림자가 발목을 잡았다.
수백 통의 이력서를 냈지만, 그를 불러주는 곳은 오직 물류 일용직뿐이었다.
처음 해 보는 육체노동에 온몸이 부서질 듯 아프지만, 그는 오늘도 물류창고행 셔틀버스에 몸을 싣는다.
기대 수명 100세를 훌쩍 넘긴 고령화사회, 살아온 날보다 살아가야 할 날이 더 많은 50대에게 ‘내일’은 희망이 아니라 불안이다.
이마 위 깊게 팬 주름은 매달 돌아오는 대출 상환일, 깃털처럼 가벼운 통장 잔고, 문득 찾아드는 불면의 밤이 새겨 넣은 흔적이다.
다시 한번 용기를 내어 한 걸음 내딛고 싶은데….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건, 짙은 어둠뿐인 걸까?
